오이

오이가 과일인지 채소인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면 ‘오이는 채소이다’라고 결정날 것입니다. 그렇게 들어왔고 그렇게 알고 지내왔으니까요.

그런데 오이는 사실은 과일입니다. 과학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말입니다.

식물학자에게 오이는 과일이다

식물학자 마키노 도미타로가 쓴 식물일기 「하루 한 식물」 128 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옮겨 왔는데 잠깐 보시죠.

“배, 사과, 오이, 수박 등은 모두 식물학상 씨방이 꽃받침 아래 위치하는 하위 씨방이다. 따라서 매실, 복숭아, 감, 귤, 포도, 가지처럼 순수하게 밑씨가 든 씨방만이 자란 참열매와 달리 씨방과 다른 보족적인 부분이 사이좋게 합체한 뒤 자라서 열매가 된다.”

‘씨방’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데요, 사전에는 “속씨식물의 암술대 밑에 붙은 통통한 주머니 모양의 부분. 그 속에 밑씨가 들어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씨방은 영어로는 ovary라고 하는데요, 아래 이미지에서 ovary(씨방)을 확인해 보세요. 어떻게 과일로 변하는지도 확인해 보시고요.

씨방에서 과일이 되는 과정
SlideShare에서 화면캡처

앞에서 인용한 문장을 우리의 관심사에 맞게 수정하면 ‘오이는 배, 사과, 수박과 같은 열매’가 됩니다.

식물학에서 오이는 열매이네요. 열매 중에서 우리가 먹는 열매를 과일아라고 하죠. 결국 오이는 과일입니다. 식물학 입장에서 말입니다.

법은 오이를 채소로 보았다

우리나라 일은 아니지만 1890년대 미국에서 존 닉스(John Nix)라는 수입업자가 토마토는 과일이라고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과일이라고 소송을 건 이유는 채소를 수입하면 세금을 내야 하지만 과일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미국 대법원은 토마토와 오이는 야채로 일반인의 식탁에 오르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판정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위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법과 상관은 없지만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서 오이는 채소류로 분류하고 있네요.

밥상에 올라오는 오이는 채소다

식사한 다음에 먹는 과일은 디저트입니다. 한 끼 맛있는 식사를 한 후 예쁜 쟁반에 오이를 올려놓고 이를 디저트라고 하면…, 조금 황당할 것 같습니다.

달달한 맛 또는 시큼한 맛을 기대하며 과일을 먹습니다. 우리가 오이를 생으로도 먹기는 하지만 오이에는 달달하다거나 시큼하다거나 하는 맛은 없습니다. 우리가 대하는 방식으로 보면 오이를 과일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결론

과일은 먹을 수 있는 열매고 열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식물이 수정한 후 씨방이 자라서 생기는 것. 대개는 이 속에 씨가 들어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오이는 씨방이 자라서 생기는 열매라는 것을 앞에서 확인했고 오이를 잘라보면 씨가 들어 있는 것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오이는 분명 과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이를 생으로도 먹기는 하지만 달달한 맛을 내는 과일 먹는 기분으로 먹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식탁에 올라오는 오이는 과일과 같은 디저트가 아니라 반찬으로써 올라옵니다.

식물학에서는 오이를 과일이라고 분류해야 하겠지만, 우리가 먹는 방식으로 보면 오이는 채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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