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복, 중복, 말복 날짜:
- 초복: 7월 17일 화요일
- 중복: 7월 27일 금요일
- 말복: 8월 16일 목요일
삼복(三伏)의 유래와 의미
삼복 또는 복날 또는 삼경일(三更日)이라고도 부르는 3개의 복날, 초복·중복·말복을 지키는 풍습의 시작은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진(秦)나라 덕공(德公) 취임 2년차(기원전 676년)입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처음으로 복(伏)날을 만드니 개로써 고(蠱)를 다스렸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후 음식을 함께 매장하는 풍습이 있던 시기의 고분 발굴에서도 개고기가 함께 나왔다고 하니 복날에 개를 먹는 풍습의 시작은 진나라 덕공 시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시대의 동국세시기에도 복날에 개를 잡아 개장국을 끓여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가깝게는 88 올림픽 전까지 보신탕 집을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으니, 복날 개가 고통 받는 역사는 2500년이 넘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개로써 고(蠱)를 다스렸다고 할 때의 ‘고(蠱)’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한자 蠱는 접시(皿)안에 벌레(蟲)가 들어가 있는 모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처음 드는 생각은 ‘개로 벌레를 다스렸나?’ 이지만, 개가 벌레를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벌레가 개를 피하는 것도 아니니 벌레와는 관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잠깐 딴데로 돌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이 풍기는 외모와 분위기를 표현하는 ‘고혹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고혹적이라고 할 때의 고가 바로 앞에서 고를 다스렸다고 할 때의 고(蠱)입니다.
마침 춘추전국시대를 기록한 좌구명의 국어에서도 고(蠱)의 쓰임을 추측할 수 있는 구절이 있는데요, 진(晉) 나라 평공이 병이 들어 유명한 의사가 진찰을 하고 그 원인을 말하길 “덕 있는 남자 스승을 멀리하고 오직 여자에게만 미혹되어 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한자 고의 일부를 이루는 충(蟲)을 네이버 한자 사전에서 찾아 보면 대표적인 뜻은 ‘벌레’이지만, ‘찌는 듯이 더운 모양’이라는 뜻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쯤 되면 ‘고’는 한 여름 더위로 인해 기운이 빠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증상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합니다. 그렇다면 ‘개로써 고를 다스렸다’는 말은 한 여름 기가 허해진 것을 개고기로 보충했다라고 이해해도 될 것입니다.
초복 중복 말복의 간격 및 날짜 계산법
초복이후 10일이 지나면 중복이 되고 중복 이후 10일(어떤 해는 20일)이 지나면 말복이 되는데요, 초복과 중복 사이의 기간은 언제나 10일 이고 중복과 말복 사이의 간격은 10일인 경우도 있고 20일인 경우도 있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 사이에 이런 간격이 생기는 이유는 삼복 날짜를 정하는 규칙 때문인데요,
규칙은 이렇습니다: ‘초복은 24절기 중의 하나인 하지 다음에 오는 세번째 경일(更日), 중복은 초복 다음에 오는 첫 번째 경일, 말복은 (또 다른 24절기 중의 하나인) 입추 다음에 오는 첫 번째 경일. 단, 하지가 경일 일때는 하지 다음 두 번째 경일이 초복, 입추가 경일 일때는 입추가 말복.’
하지는 매년 6월 21일 아니면 22일 이고, 입추는 8월 7일 아니면 8일 이므로 경일(更日)이 무엇인지만 이해하면 삼복 날짜가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알 수 있겠지요.
‘경일’이란 ‘경(更)’자가 들어가는 날입니다. 음력이 표시되는 달력을 보면 각 날마다 10개의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과 지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조합한 60갑자 중의 하나가 지정되어 있지요. 갑자, 을축, …, 경오,…와 같은 이름이 붙여 지는데요, 이 천간의 ‘경’자가 들어가는(예를 들어, 경오) 날이 바로 경일입니다.
천간은 10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경일은 10일을 주기로 돌아옵니다. 이를 영두에 두고 계산해보면, 초복은 하지가 지난 세 번째 오는 경일(하지가 경일인 경우에는 두 번째 오는 경일)이기 때문에, 빠르면 하지 다음날부터 20일 째, 늦으면 하지로부터 30일 째나 그 사이가 될 것이고, 중복은 언제나 초복에서 10일이 지난 날이 됩니다.
말복은 입추 다음에 오는 경일인데요, 입추가 경일 일때는 입추와 말복이 겹칩니다. 2014년의 경우가 그랬는데요, 2014년 8월 7일이 입추이자 말복이었드랬죠. 입추가 경일이 아닐 때는 빠르면 입추 다음날, 느리면 입추 후 9일 째 되거나 그 사이에 말복이 옵니다.
삼복은 왜 더운가?
24절기 중 하지를 지나 소서와 대서가 덥고 입추 지나면 더위도 내려 놓는다는 뜻을 가진 처서가 옵니다. 초복은 소서와 대서 사이에 들고, 중복은 대서와 입추 사이, 말복은 입추와 처서 사이에 드는 셈입니다.
24절기로 보아도 삼복은 여름 중에서도 더위가 한창인 때인거죠. 말복이 지나면 곧 처서가 오니 찌는 듯한 더위는 이제 끝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난 시간을 떠 올려 보면 말복이 지날 때 즈음부터 이제 더위도 견딜만 해지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을 느꼈다는 사실을 기억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삼복 날짜 계산은 24절기 중 하지와 입추를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를 기준으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경일, 초복 다음의 첫 번째 경일, 입추 다음의 첫 번째 경일 또는 입추가 경일 일때는 입추가 바로 말복인 것처럼, 삼복 날짜 계산은 양력에 기반합니다.
계절은 지구와 태양의 위치에 따라 변하고,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을 따르는 양력에 기반한 것이며, 삼복은 24절기 중 하지와 입추를 기준으로 정하는 날이니 삼복이 한 여름의 더위와 잘 맞아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