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자동차 보험사 긴급출동서비스의 44.7%가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는 보험개발원 발표자료가 있습니다.
겨울철 자동차 배터리는 방전 또는 시동을 걸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기 쉬운데, 낮은 온도로 인해 화학 반응이 느려진다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지나고보면 어처구니 없는 실수 때문에도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겨울철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는 이유와 방전시 나타나는 증상, 그리고 예방 및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겨울철 자동차 배터리 방전 원인
배터리는 높은 온도나 낮은 온도에 민감합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폭발 위험이 있고, 온도가 낮으면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겨울철 배터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배터리에 들어 있는 황산이라는 화학성분이 낮은 온도에 반응하여 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온이 황산 사이를 움직이며 전류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높아진 황산 점도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그런데 이는 겨울철에 배터리가 잘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일 뿐 방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죠. 겨울철에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는 직접적인 원인은 몇 가지가 있는데요,
- 시동을 걸지 않은 채 오래 방치하거나,
- 미등이나 실내등을 켜 놓은채 시동을 끈 경우,
- 블랙박스 등의 전기장치를 상시 전원 모드로 나둔 경우 등입니다.
자동차를 오래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계절을 가릴 것 없이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조금씩 누전되는데, 차를 운행하면서 다시 충전됩니다. 차를 오래 방치해 두면 충전은 되지 않고 방전만 되니 결국은 완전 방전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겨울철 낮은 온도가 배터리 방전을 좀 더 빨리 일어나게 합니다.
또한 미등을 켜 놓은 채 차를 주차 시켜 놓으면 소형차의 경우 10시간 정도면 완전 방전될 수 있습니다. 실내등을 켜 놓는 실수는 웬만해서는 하지 않지만, 자동차 도어를 제대로 닫지 않는 경우에도 실내등이 켜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소형차의 경우 실내등을 하루 정도를 켜 놓게 되면 배터리가 방전된다고 합니다.
배터리 방전시 나타나는 증상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면 자동차 크락션(혼,경적)이 울리지 않고, 도어락 스위치가 말을 듣지 않고, 와이퍼도 움직이지 않고, 미등도 켜지지 않는 등 시동을 걸기 전에 할 수 있던 일이 되지 않습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음은 물론이고요.
물론 시동이 안 걸리다고 해서 무조건 배터리가 방전되었기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점화플러그 문제, 연료펌프 문제 등등.
그러나 끼릭끼릭 또는 털털털(엔진 돌아가는 소리…)하면서 엔진은 돌아가는 듯 하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배터리 방전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터리가 이보다 더 약하다면 엔진 돌아가는 소리로 넘어가지 않고 찰칵찰칵 또는 째깍째깍(시동모터 돌아가는 소리…)하는 소리를 내면서 시동은 걸리지 않습니다.
한편, 배터리 윗 부분에 인디게이터라는 것이 있어 (이것이 없는 배터리도 많다.) 녹색(배터리 상태 양호), 흑색(방전: 충전필요), 흰색(완전 방전: 교체 필요)으로 상태를 알려 준다고 하는데, 정비사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는 그리 믿을만한 것이 못된다고 합니다. 상태를 표시해 주는 볼이 오랫동안 녹색 상태에 머무르는데(배터리 상태가 오랫동안 양호할테니까요) 이게 굳어져서 배터리 상태가 안 좋아져도 흑색으로 옮겨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겨울철 자동차 배터리 방전 예방법
앞에서 배터리 방전되는 원인을 알았으니 이를 기초로 예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겨울철 한파 예보가 있다면,
- 가능하면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 낮은 온도 영향을 조금이라도 덜 받도록 차량 커버를 씌우는 것이 좋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외부에 주차를 해야 한다면, 차량 커버는 필수 인것 같습니다.
- 항상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한파가 온다면 본넷을 열고 배터리를 수건이나 담요로 덮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실수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요,
- 미등 이나 실내등을 켜 놓은 채로 시동 끄고 차를 떠나는 일이 없어야 하고,
- 시동 끄기전 모든 문이 잘 잠겨 있는지도 확인할 일입이다.
겨울에 차를 오랫동안 운행하지 않는다면,
-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운행을 하는 것이 좋고,
- 운행을 할 수 없다면 시동을 걸고 10분 정도 유지해 주는 정도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시동 끄기전 확인할 일이 더 있는데,
- 오디오, 히터, 열선 등의 전기 장치를 끈 후 시동을 끄는 것입니다. 시동 끈 후 전기 장치가 배터리를 소모하는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 또한 블랙박스 상시 모드 전원을 끄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주차한 기간 동안 일어나는 일을 기록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지만, 양호한 배터리 상태 유지에는 도움이 됩니다.
배터리 문제로 자동차 시동 안 걸릴 때 대처법
먼저,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안 걸릴때 기어를 P-R-N-D (위에서 아래로) 두 번 정도 왕복한 후 시동을 걸면 된다는 팁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배터리 문제 때문이라면 이 방법으로는 시동을 걸 수 없다는 내용을 팩트체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완전 방전 되어서 시동 걸기를 시도해 보아도 엔진 돌아가는 소리나 시동모터 돌아가는 소리마저 나지 않는 상태라면, 점프하는 방법외에는 다른 대처법이 없습니다. 점프 연결선이 있다면 다른 차의 도움(배터리 방전시 점프하는 방법 참고)을 받아야 하거나, 아무런 장비가 없다면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거나 시동모터 돌아가는 소리는 들리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는 상태(배터리가 약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상태)라면 대처해 볼 수 있는 팁이 있습니다.
우선, 시동을 걸려는 시도를 즉시 멈추어야 합니다.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해서 안 된다면 계속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데요, 배터리만 소모할 뿐입니다. 따라서 시동 걸려는 시도를 멈춘 후 미등, 실내등, 오디오 따위와 블랙박스 같은 전기장치 전원을 끄고 10분 정도 기다립니다.
이는 배터리에 있는 자기회복 기능에 희망을 걸어 보는 것으로, 10분 정도 지나서 시동을 걸면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시도해 볼만 합니다.
아주 추운 날 실내등이나 미등을 켜 놓은 채 주차한 것도 아니고, 블랙박스 등의 전기장치도 꺼 놓았는데, 다음 날 시동을 걸려하니 걸리지 않는다면,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전기장치를 끈 후 10분을 기다리는 동안 한 가지 추가적으로 해 볼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뜨거운 물을 준비해서 본넷을 연 후 배터리 외부에 흘려 적셔 주는 것입니다. 낮은 온도에 굳어진 배터리 내의 황산을 묽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물을 흘리는 일이니 다른 부품까지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응급조치에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긴급출동서비스를 부르는 수 밖에.
사진: Tobias A. Müll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