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드러난 단점은 아무래도 수수료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증권사 신탁형 ISA 중에는 수수료가 없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숨은 단점도 있는데요, ISA에 담을 금융 상품을 스스로 선택하고 운용해야 하는 신탁형 ISA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문제입니다.
물론, 일임형 ISA의 경우 직접 금융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없습니다만, 신탁형보다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생기죠.
정책 상의 문제도 있는데요, 실제로 ISA의 혜택을 누려야 할 계층은 소외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ISA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득 + 소득의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저축하거나 투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없는 서민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ISA는 그림의 떡일 뿐이죠.
ISA의 취지가 국민의 재산 증식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인데, 저소득층은 아예 ISA에 가입하기 어려우니 원래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래에서 ISA의 단점인 수수료 문제를 조금 더 살펴 보겠습니다.
ISA 단점: 수수료, 별거가 아닌 이유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2018년 4월 30일 현재 ISA 가입 현황을 보면 전체 가입자 중 89%는 신탁형으로 가입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신탁형의 수수료가 일임형보다 낮다는 것이 신탁형 가입자 수가 더 많은 이유일 것입니다.
신탁형 ISA | 일임형 ISA |
---|---|
1,865,856 계좌 | 232,249 계좌 |
88.9% | 11.1% |
자료: 금융투자협회
수수료가 아예 없는 상품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0.1% ~ 1% 내외 입니다.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경우 15.4%의 소득세가 면제되는 것이니 이에 비하면 높아봐야 1% 정도인 수수료는 무시해도 되는 수준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15.4%의 소득세는 이자나 배당이나 투자 수익에 부과 되는 반면, 수수료 1%는 투자 원금에 대해 부과된다는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차이 때문에 수수료를 내느니 차라리 ISA에 가입하지 않고 세금을 내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000 만원을 투자해서 한 해 동안 6%의 배당 수익을 얻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배당 수익 6% 이니 금액으로는 120만 원입니다. 배당 수익에는 세금이 15.4% 붙으므로 세금은 약 18만 5천 원입니다. 만약 수수료가 1%인 ISA에 가입하여 2000만 원을 투자하고 똑같은 수익이 났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뀔까요?
수익 금액이 120만 원이니 비과세 한도 금액인 200만 원 미만이라 세금은 붙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입한 금융사에 내는 수수료는 1%이니 금액으로는 (2000만원×1%=)20만 원입니다.
세금 18만 5천 원은 비과세 받지만, 금융 기관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20만 원이니 ISA에 가입하여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입니다.
물론 가상의 상황이고 충분한 수익을 낸다면 ISA에 가입하여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수수료가 0.5%고 수익률은 4%를 초과 한다면 ISA에 가입하여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수수료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ISA,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ISA는 비과세 혜택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비과세 혜택만 보고 가입할 상품은 아닌 것입니다.
ISA는 2018년 12월 31일일 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한시적인 금융상품인데요, 가입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3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 ISA는 투자입니다. 따라서, 투자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있어야하고,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또한 하나의 금융 상품을 ISA에 담는 것이 아니라 채권형·주식형 펀드, ETF, ETN, ELS, 예금, 적금을 담을 수 있는 만큼 이들 금융 상품을 통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 그리고 정기적으로 자신이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체크하고 필요하다면 구성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 ISA의 단점이 수수료에 있는 만큼 자신이 가입하는 ISA의 수수료와 자신이 구성하는 포트폴리오의 예상 수익률을 비교하여 수수료를 초과할 만큼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3가지 전제 조건을 이야기하고 나니, 이건 뭐 ISA에 가입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네요.
비과세라는 혜택과 초과 수익에 대해 9.9%의 저율 과세라는 혜택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재산이 있는 사람 그리고 어느 정도의 투자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점이 있는 금융 상품이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ISA 가입자 수는 2017년 이후에는 거의 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해지하는 사람도 많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금융투자협회
2018년 들어서 서민형 ISA의 비과세 한도는 2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늘리고, 중도 인출에 대한 제한을 풀었지만, ISA 단점인 수수료의 문제와 어느 정도의 재산과 투자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앞으로도 ISA에 대한 활용도가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