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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연금의 장점, 이젠 더 이상 장점이 아닌 이유

immediatepensionissue

5년 또는 10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납입한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정기예금 이자보다 더 많은 수익이 나며, 비과세 혜택까지 있다는 것이 즉시연금의 장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 45세 이상인 사람이 즉시연금에 일시납을 하면 바로 다음 달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물론 거치기간을 두어 수익이 더 발생하게 한 후 연금을 수령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이든 거치기간을 두고 나중에 수령하든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으니 좋은 점인 것 맞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개(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 비과세 혜택)는 더 이상 즉시연금의 장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알아 보겠습니다.

즉시연금의 사업비가 문제

즉시연금의 정확한 명칭은 즉시연금 보험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보험은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떼어냅니다. 납입하는 보험료의 6~9% 정도가 사업비로 빠진다고 하니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일시납 보험료로 납부를 하면 바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보험인데요, 일시납 보험료를 보험회사가 투자하여 원금에 수익을 더한 금액을 연금으로 나누어 지급합니다.

문제는 보험회사가 투자하는 금액은 가입자가 납입한 원금 전액이 아니라 사업비를 뗀 “원금-사업비” 만큼만 투자 한다는 겁니다.

사업비를 6%만 잡아도 즉시연금에 2억원을 납입할 경우 사업비는 1천2백만원이나 됩니다. 2억원을 납입하면 보험사는 1천2백만원을 사업비로 떼어낸 나머지 1억 8천 8백만원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아래 사례를 보면 사업비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1억원을 정기예금에 넣는 경우와 즉시연금에 넣는 경우의 첫 해 수익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교를 위해 연금은 아직 개시 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합니다.

즉시연금 정기예금
원금 1억원 1억원
사업비 7백만원(7%로 가정) 0원
투자원금 9천 3백만원 1억원
연 수익률 3.5% 비과세로 가정 1.5%, 세후 수익률은 1.269%로 가정
수익 3,255,000원 1,269,000원
투자원금+수익 96,255,000원 101,269,000원
원금 대비 수익률 -3.745% 1.269%

첫 해 즉시연금의 원금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입니다. 이렇게 마이너스 수익이 나는 것은 사업비를 빼고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마이너스 수익은 해가 지나가면서 복구가 되고 마침내 정기예금 수익을 앞서나가기는 합니다.

위 예에서는 즉시연금 공시이율 3.5%(비과세)와 정기예금의 세후 연 이자율 1.269% 사이에 2.231%가 차이가 나니 한 해에 2,2312,000원의 수익 차이가 발생하므로 대략 3년이 지나면서부터 사업비가 복구 되고 4년이 지나서부터는 정기예금 수익을 앞서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4~5년이 지나면 정기예금 수익을 앞서나가니까 여전히 즉시연금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점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합니다.

우선 즉시연금의 공시이율은 변동 이자 입니다. 고정된 수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거죠. 공시이율이 내려갈 가능성도 충분히 높습니다. 만약에 공시이율이 내려가게 되면 정기예금을 따라잡게 되는 기간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도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비과세 요건이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려워진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2013년 2월 15일 이전 즉시연금 가입자는 비과세 혜택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별다른 요건이 없었거든요.

2013년 2월 15일 이후 가입자가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종신형으로 만 55세 이후에 연금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 외에도 납입 총액이 2억원 이하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2억원 이하 조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요, 꽤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왜냐하면 즉시연금 보험료 총액이 2억원 이하이어야 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1. 2억원은 저축성 보험 총액을 포함하는 개념.예컨대 이미 가입한 연금보험이 있고 납입한 보험료가 1억 5천만원이라면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납입 보험료는 5천만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2. 2억원을 초과하면 전체가 과세.예를 들어 즉시연금에 2억 5천만원을 넣은 경우 초과액인 5천만원에 대해서만 과세 되는 것이 아니라 2억 5천만원 모두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가 다 과세 대상이 됩니다.
  3. 2억원은 잔액 기준도 아님.예를 들어 즉시연금에 2억원을 넣었다가 5천만원을 인출하고 나중에 다시 2천만원을 넣었다고 가정해 보세요.

    즉시연금에 납입한 돈의 잔액은 1억 8천만원이니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소득세법은 이를 총 2억 2천만원을 납입한 것으로 보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봅니다.

결론: 즉시연금 고려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

즉시연금 역시 일종의 연금보험이기 때문에 사업비가 빠져 나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험료를 한번에 목돈으로 내고 따라서 사업비 역시 한번에 꽤 큰 목돈으로 빠져 나갑니다.

6% 정도의 사업비가 빠져나간 돈으로 투자하고 운용한다는 것은 2억원 중에서 남에게 1천 2백만원을 떼주고 남은 1억 8천 8백만원만 투자 한다는 것이죠.

물론 정기예금 이자율 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고 비과세 혜택만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즉시연금은 여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좋은 노후대비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비과세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면 남 좋은 일 시켜 가면서 즉시연금에 가입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면 차라리 주식형 펀드에 넣어 둠으로써 주식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