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란 누군가와 거래를 하는데 나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를 조금 어렵게 표현하면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불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거래를 한다면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리한 선택을 하고자 하지만 정보 부족으로 반대의 선택(역선택)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아래에서 다양한 사례를 살펴 봄으로써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를 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역선택 사례
중고차 시장
역선택의 예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시장은 중고차 시장입니다. 역선택 문제를 다룬 조지 애컬로크의 ‘개살구 시장(Market for Lemons)’ 이라는 책에서 언급된 내용인데,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판매자입니다. 구매자는 정보가 부족하죠.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구매자는 연식이 얼마 되지 않고 주행거리가 짧으며 잔 고장이 생길 가능성이 별로 없는 차를 싼 가격에 구매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 시키는 중고차는 발견하기 힘듭니다.
구매자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을 기껏해야 감당할 수 있는 최고 가격안에서 좋은 중고차를 사겠다는 희망을 할 뿐입니다.
그러나 구매자는 중고차에 대한 정보가 판매자 보다는 작기 때문에 예컨대 예산이 750만원일 경우 실제로는 500만원이면 살 수 있는 중고차를 750만원에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많게 됩니다. 구매자에게 역선택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전문 경영인 시장
주식회사에서 전문 경영인을 고용할 때도 역선택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보가 부족한 측은 회사입니다. 전문 경연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거죠.
역선택은 보수에 비해 낮은 능력의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거나 능력에 비해 높은 연봉을 지급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보험시장
보험 시장의 경우 정보가 부족한 측은 보험회사입니다.
암 보험 상품을 예로 들면, 암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은 사람 보다는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이 주로 가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누가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또는 낮은 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가려서 암 보험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위주로 가입하게 된다면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받은 보험료 보다 지급하는 보험금이 더 많게 될 가능성도 있게 되는 역선택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역선택 문제는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선택은 피할 수 없는 일종의 필요악일까요?
역 선택을 피하는 방법
만약 역 선택을 피해갈 방법이 없다면, 중고차 시장은 그 존재 근거를 상실하고 말 것입니다. 나쁜 중고차만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누구도 중고차 시장을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전문 경영인 시장도 마찬가지고 보험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선택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실상은 중고차 시장도 굳건히 존재하고, 보험 시장도 전문 경영인 시장도 잘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려는 노력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역 선택을 피해 가는 방법이 있다는 거죠.
중고차의 사고 이력 조회나 소유 이력 또는 관리 이력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구매자의 정보 부족을 해소하려는 노력,
고지 의무나 건강 검진등을 통한 보험사 측의 정보 확보 노력, 다양한 소스를 통한 전문 경영인 지원자에 관한 정보 획득 노력 등이 역 선택을 피할 수 있게 해 주고 있습니다.
역선택을 피하는 방법은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 하지 않도록 정보가 부족한 측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역선택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여기서 ‘우리’란 일반 소비자 또는 일반 투자자입니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또는 투자자로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 또는 투자 할 때 항상 정보가 부족한 측에 서 있습니다.
역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죠.
이를 극복할 방법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발전된 인터넷 환경은 예전과 달리 우리도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소스가 많아졌음을 의미합니다.
전자 제품을 구매할 때나 금융 상품에 가입할 때 또는 투자 상품에 가입할 때 판매자가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소스를 통해 정보를 미리 획득하는 노력이 역선택을 피하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