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肝: 간 간
- 膽: 쓸개 담
- 相: 서로 상
- 照: 비출 조
간담상조 뜻
‘간과 쓸개를 서로 비추어 보여 준다.’는 뜻으로 속마음까지 터놓는 깊은 우정을 의미합니다.
간과 쓸개가 들어간 또 다른 사자성어로 충간의담(忠肝義膽)이란 말이 있습니다. 충성스러운 마음과 의로운 용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충간의담에서 볼 수 있듯이 간은 마음을, 담은 담력(용기)을 뜻합니다. 담(膽)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쓸개라는 뜻 외에도 ‘겁이 없고 용감한 기운’이라는 뜻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과 쓸개를 서로 보여 주는 사이란 서로의 마음과 용기를 서로 보여 주는 사이라는 뜻이 됩니다. 서로를 신뢰하는 사이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간담상조라는 말이 생겨난 유래를 살펴보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친말하게 사귀는 사이’라는 뜻은 잘못된 사용 예일 수 있습니다.
우리말 중에 ‘간과 쓸개까지 꺼내 보여 줄 듯 하더니 등을 치고 만다.’와 같이 말하여 속 마음까지 다 꺼내 보여 줄 듯이 하며 접근해서 신뢰를 얻은 뒤에 등을 돌리거나 사기를 치는 행위를 빗대는 표현이 있습니다.
간담상조도 원래는 이런 의미로 쓰였습니다.
간담상조의 유래
이 사자성어는 중국 당나라 시기의 문장가 한유(韓愈)가 그의 친구 유종원(유자후)를 위해 지은 비문(碑文) 중에 나옵니다.
한유는 비문외에도 많은 시를 지었는데 그 중의 하나인 과홍구(過鴻溝)는 건곤일척이라는 고사성어의 출처가 될 정도로 그의 시대 이전 중국 역사와 고문(古文)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습니다.
간담상조의 출처는 한유가 유자후를 위해 지은 《유자후묘지명(柳子厚墓誌銘)》입니다. 이 비문 중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유자후에게는 나이든 모친을 모시고 사는 유우석이라는 친한 벗이 있었다.
자후는 우석이 험지로 좌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노모를 모시고 험지로 갈 수도 없을 것이고, 걱정할 노모를 생각하며 그가 좌천되어 험지로 간다는 말도 못할 것이란 사실을 짐작하고는 안타까워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자후는 그가 가야 했던 근무처를 우석의 근무처와 바꾸어 달라고 조정에 부탁하고 “이일로 내가 중한 죄를 얻을지라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선비의 절개와 의리는 벗이 곤경에 처했을 때 드러나는 법이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간과 쓸개를 서로 보여 줄듯이 하며 결코 배신하지 말자고 맹세하지만, 터럭 만큼의 이해관계라도 얽힐라치면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눈을 부라리며 반목한다.
친구가 함정에 빠져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는커녕 구덩이 속으로 밀어넣고 돌까지 던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짐승이나 오랑캐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 법인데, 그들은 오히려 이를 똑똑한 계책이라고 여긴다
그들이 자후(子厚)의 품격에 관해 듣는다면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자후묘지명 원문은 예지한자 블로그 참고.
한유가 쓴 비문 내용에 나오는 간담상조는 뭐든지 내주어 줄 듯이 신뢰를 끌어내고자 하지만 조그만 이해관계에도 등을 돌리는 세태를 비판하기 위해 쓰였습니다.
따라서 간담상조는 간도 쓸개도 다 꺼내 줄 것처럼 아첨을 떨지만 겉으로만 그럴 뿐 속으로는 자신만을 위하는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세태를 풍자하기 위해 쓰인 사자성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 예는 진정한 우정, 속 깊이 위하는 사이를 표현하기 위해 간담상조라는 말이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