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주식을 발행할 때 대부분의 경우 보통주로 발행한다. 주식 투자도 거의 보통주 투자다. 주식 투자는 당연히 보통주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주’에 투자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주식에 투자한다’고 말하지.
상장 기업 중에는 간혹 보통주 발행에 더불어 우선주를 발행하기도 한다. 모든 기업이 보통주 및 우선주를 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기업이 우선주도 발행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아모레, CJ 등등.
그러다 보니 주식 종목 검색을 하면 끝에 ‘우’자가 쓰여져 있는 종목을 발견하곤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찾아보면 아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가 검색된다.
위 이미지에서 ‘삼성전자우’가 바로 우선주(優先株)이다. 삼성전자에서 발행한 주식이지만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라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우선주란 무엇이고, 우선주·보통주 차이는 무엇이며, 우선주에 투자하는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 본다.
우선주란?
우선주는 보통주에 우선하는 주식이라는 뜻이다. 우선주를 매수한 사람(우선주 주주)에게는 해당 기업의 보통주를 매수한 사람(보통주 주주)보다 우선하는 권리가 주어진다.
그래서 우선주는 보통주 주주보다 우선하는 권리가 주어지는 주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우선하는 권리’란 배당 우선권과 잔여재산 분배 우선권이다. 따지고 보면 ‘대체 뭐가 우선이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것 아닌 우선권이지만 일단 그 내용을 알아보자.
배당 우선권이란 보통주 주주보다 배당을 먼저 받을 권리다. 잔여재산 분배권이란 기업이 파산하는 경우 기업에게 남은 재산을 보통주 주주보다 먼저 배분 받을 수 있는 권리이고.
잔여재산 분배권은 기업이 파산한 경우 잔여 재산을 채권자에게 1차적으로 배분하고 그래도 자산이 남는다면 주주에게 배분하는데, 보통주 주주보다 우선주 주주가 먼저 배분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기업이 영업을 유지 하지 못해 파산하는데, 채권자에게 돌려 줄 만큼 잔여재산이 남아 있을리 없다. 채권자도 자신이 빌려준 돈을 못 받을 판인데, 주주에게까지 돌아갈 남은 재산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없는 재산을 보통주 주주보다 우선한다고 해 보아야 어차피 분배 받을 수 있는 재산은 없으니 허울 뿐인 우선권이다.
배당 우선권은 허울 뿐인 잔여재산 분배권에 비해 실질적인 이익이 있는 우선권이다. 다만, 큰 의미는 아닌 것이 기업이 배당을 하면 보통주 주주도 배당을 받게 되므로 어차피 받게 되는 것을 조금 일찍 받는다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우선주에 부여되는 우선권이 의미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큰 의미는 아니라면 대체 왜 기업은 우선주를 발행하는 것이며 투자자는 왜 우선주에 대해 투자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우선주와 보통주의 차이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주·보통주 차이
우선주·보통주 차이로 제일 먼저 꼽히는 것은 의결권 유무이다. 보통주 주주는 의결권을 가지지만, 우선주 주주는 의결권이 없다.
소액주주 입장에서 보통주에 투자하는 목적은 주총에 참여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서이니 의결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행사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의결권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의결권 유무가 꽤 중요하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통주를 발행하면 지분 희석 가능성(경영권에 필요한 지분이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우선주에는 의결권이 부여 되지 않기 때문에 지분 희석 가능성에 대한 걱정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위협을 걱정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우선주 발행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는 것. 기업이 우선주를 발행해도 투자자가 사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타나는 2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같은 기업에서 발행을 했지만 우선주 가격은 보통주 가격보다 싸다는 특징이다.
간혹 (잠시 후 설명할) ‘신형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 가격에 육박하거나 보통주 가격을 넘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현상이고 대개의 경우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싸다. 작게는 10%, 크게는 40% 내외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 가격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를 우선주 괴리율이라고 하는데, 우선주 괴리율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우선주 괴리율 = {(보통주 가격 – 우선주 가격) ÷ 보통주 가격} × 100
2021년 7월 7일 시점, 현대차 보통주 가격은 232,000원, 현대차 우선주 가격은 114,000원 이었는데, 이 경우 우선주 괴리율은 50.8% 이다. 우선주 시세가 보통주 시세의 49.2%(100-50.8) 수준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우선주는 거래량이 보통주에 비해 적다는 특징이다. 우선주 인기가 보통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특징이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통주에는 의결권이 있다.
- 우선주에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 우선권과 잔여재산 분배권이 있다.
-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도 보통주보다 싼 것이 일반적이고,
- 거래량도 작다
신형 우선주와 보통주의 차이
앞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우선주를 선호할 수 있는 요인이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알아 보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신형 우선주이다.
상법 개정을 통해 1996년 12월 1일 이후 발행할 수 있게되었는데, 종목명 끝에 ‘우B’가 붙는다. 예를 들어, ‘현대차2우B’가 신형 우선주다.
신형 우선주는 여전히 의결권은 없지만, 구형 우선주보다 조금 나은 조건으로 발행하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혜택을 준다.
- 보통주 증자 참여권: 우선주 주주는 보통주 증자에 참여할 수 없지만, 신형 우선주 중에는 보통주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우대 조건을 주는 경우가 있다.
- 최저 배당률 지정: 최소한 받을 수 있는 배당률을 지정함으로써 채권을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준다. (신형 우선주를 의미하는 ‘000우B’에서 B는 채권(Bond)을 뜻하는 B이다.)
- 누적 배당 조건: 배당은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했을 때는 이루어 지지 않는다. 신형 우선주 중에는 이처럼 배당이 이루어 지지 않은 경우 다음 해에 배당 받지 못한 부분까지 더해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
- 보통주 전환권: 주식은 원래 만기가 없다. 신형 우선주 중에는 만기(대개 10년)를 둠으로써 만기가 되면 보통주와 1:1로 교환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경우 종목명 끝에 ‘(전환)’ 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전환 우선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 CJ4우(전환), 아모레G3우(전환).
우선주는 대개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게 유통되므로 보통주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매수하여 보통주가 받는 정도로 (또는 보통주 보다 1% 정도 더 많이)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형 우선주는 우대 조건이 추가 되는데, 보통주 증자 참여권이나 보통주 전환은 낮은 가격으로 구입해서 높은 가격의 보통주로 전환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최저 배당률이나 누적 배당은 배당금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매력이 더해진 우선주이다.
신형 우선주는 한 때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인기가 시든 느낌이 있고, 전환 우선주의 경우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환 우선주가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유는 만기가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으므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고,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싸기 때문에 경영권을 물려 주는 과정에서 보통주를 이용하는 것보다 현금이 덜 들기 때문이다.
우선주 투자 목적과 주의할 점
우선주 투자는 구형 이든 신형 이든 기본적으로는 배당 수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통주보다 싼 가격으로 기업의 주식을 산 후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것이다.
우선주 투자도 보통주 투자처럼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할 수도 있지만, 우선주는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시세차익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 우선주 괴리율을 계산한 후 괴리율이 큰 경우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 가격에 좀 더 접근(즉, 우선주 가격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선주는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작전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점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