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죠. 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君舟民水(군주민수)가 선정되었습니다.
순자(筍子)의 왕제(王制)편에 “군(君)주는 배(舟)이고 백성(民)은 물(水)인데,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어 엎기도 한다.”는 뜻의 글이 있다고 합니다.
군주민수는 글자 그대로는 왕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라는 뜻 이지만, 왕이 백성의 뜻을 거스르면 백성에 의해 쫓겨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올해의 사자성어를 정해 왔는데요, 연말에 한 번 연초에 한 번해서 1년에 두 번씩 사자성어를 발표합니다. 연말에는 한해 정국을 4자성어로 축약하는 의미가 강했고 연초에 발표하는 사자성어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것으로 정해왔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초에 발표한 희망의 말은 사자성어가 아니라 우리말인 ‘곶 됴코 여름 하나니’였죠. 용비어천가 2장에 나오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니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라.’ 구절의 후반부인데요, 2016년에는 꽃과 열매를 풍성하게 맺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했다고 하죠.
지나고 보니 꽃과 열매를 맺기는 커녕 ‘군주민수’를 모르는 대통령에 의해 국격이 훼손되고 민심이 분노하는 해가 되고 말았네요.
지난 해의 사자성어가 무엇인지 찾아 보는 김에 박근혜 대통령 임기 4년 동안의 사자성어도 찾아 보았는데요, 한번 보시죠.
2013년 사자성어: 倒行逆施(도행역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함.
2014년 사자성어: 指鹿爲馬(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 것처럼 거짓을 진실인양 속임.
2015년 사자성어: 昏庸無道(혼용무도):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로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행해지지 않음.
2016년 사자성어: 君舟民水(군주민수):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
4년 동안의 사자성어를 모아 보니 ‘순리를 거스르고 거짓을 진실이양 속이니 세상은 어지러워 지고 도리는 행해지지 않아 백성이 군주를 엎어버리다’는 뜻이 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