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법칙은 다음과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0만 원을 연 복리 수익률 6%인 상품에 투자한다면 원금 100만 원이 2배로 늘어나 200만 원이 되는데는 대략 12년이 걸린다. 72를 연 수익률 6(%)으로 나눈 값 12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72 법칙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고 또 얼마나 정확할까요?
복리 계산과 72 법칙
투자 상품은 원금에 이자가 붙은 금액에 수익률을 적용하기 때문에 복리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죠. 앞에서 본 것처럼 72 법칙은 복리 계산을 계산기의 도움 없이 암산으로 간단하게 해 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입니다.
한편, 72의 법칙은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을 계산하는 데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복리 수익률이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를 알고 싶은 때에도 쓸 수 있는데요,
원금을 투자 상품에 12년간 넣어 둘 것인데, “이 기간 동안 원금이 두 배로 늘어 나기를 기대한다면 연 평균 수익률은 대략 얼마가 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답할 때에도 72의 법칙을 쓸 수 있습니다. 기간(년) 계산하는 것과 비슷하게 72를 12(년)으로 되죠.
72를 기간(년)으로 나누면 연 복리 수익률(%), 연 복리 수익률(%)로 나누면 기간(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는 72가 아니었다: 72 법칙 증명
‘증명’이라고 해서 복잡할 것 같지만, 생각처럼 복잡한 것은 아니니 편안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시기 바랍니다.
단, 72 법칙 증명에는 (자연)로그와 복리 계산법이 이용되는데요, (자연)로그에 대해 모른다고 해도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복리 계산법은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복리 계산법)
자, 이제 72 법칙 증명을 시작할 텐데요, 원금은 A, 연 복리 수익률은 R, 기간은 n 이라고 하겠습니다.
원금에 연 복리 수익률을 적용하여 2배의 원금이 되는 기간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1+R)^n=2A양변에 원금이 있으니 이를 소거 하면 아래와 같은 식만 남을 것입니다.
(1+R)^n=2위와 같은 식에서 지수로 표시된 기간을 알고 싶을 때 하는 수법이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 식은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n \cdot \ln{(1+R)} =\ln{2}그런데 연 이자율이 크지 않다면 ln(1+R)은 거의 R과 같습니다. 그리고 ln 2 는 약 0.693 입니다. 이 정보를 이용하면 위 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n \cdot R = 0.693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위 식에서 연 이자율은 0.1, 0.06, 0.03 따위와 같은 소수점 이하 수치인데요, 우리가 이자율이니 수익률이나 할 때 백분율 대신 퍼센센트(%)를 쓰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위 식을 % 단위로 쓰기 위해 양변에 100을 곱하면 다음과 같이 변합니다.
n \cdot R(\%) = 69.3즉, 기간 × 연 복리 수익률(%) ≒ 69.3
이상이 72의 법칙 증명입니다. 아…, 그런데 72 라는 숫자는 어디에 있는 건가요?
사실 72의 법칙은 원래는 69.3의 법칙입니다. 위 식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년)을 알고 싶다면 69.3을 연 이자율(%)로 나누어야 하고, 연 이자율이 예컨대 3%일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알고 싶다면, 69.3을 3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그런데 69.3 이라는 숫자가 참 애매합니다. 69.3이 나누어 떨어질려면 3%로 나누는 수 밖에 없는데, 연 이자율이 꼭 3%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69.3 대신 근사한 수치로 좀 더 편한 숫자를 찾다 보니 72가 나온 것입니다. 72를 이용하면 이자율이 2%, 3%, 4%, 6%, 8%, 9%일 때 똑 떨어지는 연수가 나오니까요.
물론 반드시 72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에는 한 나라의 경제가 두 배로 성장하는 기간을 간단하게 계산 하려면 70을 연 평균성장률(%)로 나누라고 하고 있습니다. 72 대신 70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72의 법칙은 얼마나 정확할까?
아래 표는 각각의 연 복리 이자율(%)을 적용할 때 72 법칙을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와 실제로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을 비교한 표입니다.
% | 72 법칙 | 실제 | % | 72 법칙 | 실제 |
---|---|---|---|---|---|
1% | 72년 | 69.66년 | 10% | 7.2년 | 7.27년 |
2 | 36 | 35 | 11 | 6.55 | 6.64 |
3 | 24 | 23.45 | 12 | 6 | 6.12 |
4 | 18 | 17.67 | 14 | 5.14 | 5.29 |
5 | 14.4 | 14.21 | 16 | 4.5 | 4.67 |
6 | 12 | 11.89 | 18 | 4 | 4.18 |
7 | 10.3 | 10.24 | 20 | 3.6 | 3.8 |
8 | 9 | 9.01 | 30 | 2.4 | 2.64 |
9 | 8 | 8.04 | 40 | 1.8 | 2.06 |
이자율이 8%일 때 72 법칙은 실제 값과 거의 일치하고(0.01년 차이니까 3~4일 정도의 차이), 8%에서 멀어질 수록 실제 값과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정 72 법칙
72 법칙 증명에서 우리가 본 것은 72는 정확하게 딱 맞아 떨어지는 수치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69.3이 정확한 수치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ln(1+연 이자율)은 연 이자율과 같다는 가정을 했으니까요. 어차피 근사치일 뿐입니다.
만약 좀 더 정확한 수치를 얻고자 하면, 72 법칙을 수정해서 쓸 수 있습니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그 이유는 잠시 후에…), ‘이런 것도 있다…’는 차원에서 소개합니다.
앞의 표에서 본 것처럼 72 법칙이 연 이자율 8%를 기준으로 해서 정확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에 착안해서, 8%에서 3% 차이가 날 때마다 72에 1씩 더하거나 빼 줍니다. 8% 보다 높을 때는 더해주고 8% 보다 낮을 때는 빼 주는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연 이자율이 2%라면 (8-2)÷3=2 이므로 72 대신 70(72-2)를 사용합니다. 연 이자율이 2%인 경우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은 70÷2=35(년)인데요, 실제로 2배가 되는 기간과 같은 수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연 이자율이 14%일때는 (14-8)÷3=2 이므로 72 대신 74(72+2)를 사용하면 되겠지요. 연 이자율이 14%인 경우 74÷14≒5.29(년)으로 실제로 원금이 2배과 되는 기간과 같은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
72 법칙은 경험상 그냥 나온 법칙이 아니라 수학적 근거가 있는 법칙이며, 복리를 적용할 때 원금이 두 배가 되기까지 걸리는 연(年) 수를 암산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해 주는 법칙이죠. 복리 적금, 복리 투자, 2배의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기간 계산 등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본 것처럼 72 법칙은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수정 72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아 보았지요.
그러나 굳이 수정 72 법칙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72 법칙을 이용하는 것은 정확한 값을 얻겠다는 것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72 법칙은 꽤나 실제 값에 가까운 값을 얻게 해 줍니다.
예컨대 이자율이 30%라면 실제와는 0.2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0.2년을 개월로 계산하면 2~3 개월(12×0.2=2.4) 정도의 차이입니다. 간단하게 계산해 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72 법칙이라면, 이 정도의 차이는 인정하고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