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도 환율이지만, 물가지수나 주가지수에나 붙는 지수(index)가 붙은 만큼 일반적인 환율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율 하면 원-달러 환율(USDKRW)이나 엔-달러 환율이 떠오릅니다만, 달러인덱스도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달러인덱스란 무엇인가?
환율은 자국 통화와 다른 나라 통화와의 교환 비율입니다. 자국 통화와 다른 나라 통화를 1 대 1로 대응하여 계산합니다.
달러인덱스(Dollar Index)는 조금 다릅니다. 달러-유로 환율, 달러-엔 환율 등 6개의 환율을 포함한 환율이거든요. 환율은 하나로 표시되어야 하는데 달러인덱스는 달러화와 여러 나라 통화와의 교환 비율이기 때문에 하나의 환율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수학 기술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여러 개를 하나로 변환하는 가장 간단한 기술은 평균을 내는 것이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고급(?) 기술은 가중 평균을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달러인덱스란 미국 달러화의 가중 평균 환율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교역량이 많은 6개 국가와의 환율을 가중 평균한 환율입니다.
달러인덱스에 포함되어 있는 6개 국가와의 환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퍼센트는 가충치이고 괄호 안의 기호는 국제 기준 환율 약어 입니다.)
- 달러-유로 환율(EUR/USD): 57.6%
- 달러-엔 환율(USD/JPY): 13.6%
- 달러-파운드 환율(GBP/USD): 11.9%
- 달러-캐나다 달러 환율(USD/CAD): 9.1%
- 달러-크로나 환율(USD/SEK): 4.2%
- 달러-프랑 환율(USD/CHF): 3.6%
위에 포함된 6개 국가(유로화를 쓰는 국가는 19개국이므로 정확하게는 24개 국가)는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들인데요, 이들 국가들 안에서도 또 비중을 나누어 가중 평균을 낸 후 달러화와 비교하여 달러인덱스를 산출합니다. 이런 점에서 달러인덱스는 미국 달러화의 교역 가중 환율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달러인덱스는 영어로는 Dollor Index이고 우리말로 해석하면 미국 달러 지수라고 할 수 있지만 보통은 달러인덱스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검색으로 찾으려면 us dollar index 또는 약어인 USDX를 검색어로 이용하면 됩니다.
달러인덱스란 무엇인지를 알아 보았으니, 이번에는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2020년 12월 00일 현재 달러인덱스와 이전 3개월 추이는 아래 이미지와 같은데요, 달러인덱스 수치에 대한 이해는 다음 이미지 아래에서 계속됩니다.
달러인덱스는 왜 필요한가?
달러인덱스는 금본위제가 폐지된 후인 1973년에 탄생했습니다.
금본위제가 폐지되기 전에는 달러화의 가치는 금 1온스(약 28.35 그램)당 $35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른바 고정환율제도가 유지되어 왔었던 거고, 달러화 가치도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본위제의 폐지로 인해 달러화 가치는 오르고 내리는 등의 변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금본위제 체제에서는 35 달러는 금 1온스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금본위제가 폐지 된 후에는 35달러의 가치는 과연 얼마의 가치가 있는 지를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달러인덱스입니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표시해 주기 위해 생긴 거죠. 앞에서 살펴본 바대로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와의 환율을 가중 평균하여 계산합니다.
모든 나라와의 환율을 계산한 후 가중 평균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달러화의 진정한 가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올랐는지 아니면 내렸는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모든 나라와의 환율을 가중 평균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달러화의 가치라고도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현재의 방식으로 계산한 달러인덱스를 대략적인 달러화의 가치 변동을 반영하는 환율로 이용하면 됩니다.
앞의 이미지에서 달러인덱스 90.76이었는데요, 이는 기준 100에 비해 약 10% 정도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달러 약세’라고도 합니다. 빨간 색으로 표시된 수치 -0.2 와 -0.22%는 전날에 비해 인덱스 수치로는 0.2 퍼센트 포인트로는 0.22만큼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2020년 9월 초 ~ 12월 초 약 3개월 간의 원-달러 환율을 표시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은데요, 약간의 등락이 있었지만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러인덱스 활용법
보통 원화강세는 달러로 거래되는 세계 시장에서의 달러 표시 가격 인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악재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해서 2020년 11월 말쯤해서 원화강세를 걱정하는 기사들이 많았었죠.
그러나 원화강세의 원인이 달러 약세에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인이 달러 약세라면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악화는 걱정할 수준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달러 표시 가격도 상승할테니까요.
원화 강세의 원인이 달러 약세에 있지는 않을까 할 때, 또는 이와 반대의 경우인 원화 약세 시기에 그 원인이 달러 강세에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 때, 참고할 수 있는 수치가 바로 달러인덱스입니다.
앞에서 달러인덱스 역시 하락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1월, 12월 초의 원화 강세는 달러 약세로 인해 일어났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원화 강세의 원인은 달러 약세(달러인덱스 하락)에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20년 말의 원화강세는 달러 약세에도 원인이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의 영향과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순 매수 증가 영향도 받았을테니까요.
달러인덱스에 영향을 주는 요소
달러인덱스도 달러화 가치를 표시해 주는 환율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영향 을 받습니다. 미국 경제 상황이 다른 나라 경제 상황보다 좋다면 달러 가치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후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2009년 말 ~ 2010년 상반기까지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는데요, 이는 유로 위기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발 경제 위기 였지만 유로 지역의 경기가 미국 경기보다 더 안 좋아지자 달러 가치가 상승했던 겁니다.
아래 이미지는 2009년 말에서 2010년 5월 중순까지의 달러-유로 환율(EUR/USD 환율)을 보여 줍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표시하지만 유로와 영국은 자국 통화를 기준으로 표시합니다.) 아래 그래프가 하향하는 것은 유로화 가치의 하락(달러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고, 이는 유로 위기로 인해 유로 지역보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좋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달러화 가치인 만큼 달러화의 수요·공급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이 수출을 많이 해서 수입국이 달러를 주고 미국 재화나 서비스를 사야 한다면 달러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이 경우 달러인덱스는 상승할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 미국이 수입을 많이 한다면 미국이 지불하는 달러가 많이 공급될 것이고 이때 달러인덱스는 하락할 것입니다.
미국의 국채 발행이 늘어 다른 나라가 미국 국채를 구입한다면 달러인덱스는 어떻게 될까요? 달러를 주고 미국 국채를 매입해야 하니 달러 수요가 늘 것이고 달러인덱스는 상승할 것입니다.
요약:
- 달러인덱스란 미국 달러화의 교역 가중 환율이다.
- 측정 시작 연도인 1973년의 수치를 100으로 하여 달러화 가치의 등락을 표시한다.
- 달러 강세 상황인지 달러 약세 상황인지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 달러인덱스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기본적으로 달러화 수요·공급에 영향을 받으며 미국 경제의 상황을 반영한다.